법률상담을 하다 보면 계약 해제를 쉽게 생각하는 고객들을 많이 본다. 특히 매도인들이 계약해제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계약해제와 관련해서 상담해 본 대부분의 매도인들은 매수인이 잔금지급 기일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해제 통보와 동시에 계약이 해제된다고 믿거나 심지어는 잔금지급 기일이 지남으로써 자동으로 계약이 해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계약해제는 생각과 같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계약 당사자 쌍방이 의무를 동시에 이행하여야 하는 동시이행관계(대표적으로는 매매계약에 있어 잔금지급의무와 소유권이전의무)에 있어서 계약의 해제는 재삼 재사 숙고를 거쳐 진행하여야 한다. 계약해제가 쉽지 않음을 설명하기 위해서 관련 판례를 하나 소개한다(사안이 복잡해서 단순하게 사실관계를 정리해 보았다). 

2001. 10. 25. 공장설립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매수인 B는 매도인 A와 이 사건 토지에 대해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금은 계약 당일, 중도금은 농지전용허가를 취득함과 동시에, 잔금은 준공검사를 마침과 동시에 각 지급하기로 하고 계약 당일 계약금 중 일부를 지급하였고 2001. 12. 5. 나머지 계약금을 지급하였다. 그 후 2002. 3. 13. 농지전용허가를 받았고 2002. 4. 15. 중도금 중 일부를 지급하였다. 매수인 B가 중도금 중 일부만 지급하자 매도인 A는 매수인 B가 매수자금이 부족한 것 같다는 이유로 계약해제를 암묵적으로 요청하였고 이에 매수인 B는 중도금 및 잔금 지급을 반드시 하겠다면서 나머지 중도금은 2002. 6. 7., 잔금은 2002. 7. 30.까지 지급하기로 매매계약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매수인 B는 2002. 7. 12. 중도금 중 일부만 지급하였을 뿐 2002. 7. 30.까지 일부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매도인 A는 2002. 9. 2.경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통보를 매수인 B에게 하였다. 한편, 매수인 B는 농지전용허가 등의 이유로 이 사건 토지를 인도 받아 사용을 하고 있었는데 매도인 A로부터 계약해제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토지를 매도인 A에게 반환하지 아니하였다. 이후 매도인 A는 매수인 B에게 이 사건 토지의 인도를 요구하다가 법원에 이 사건 토지의 인도청구를 제기하였고 2006. 3. 15. 소장 부본이 매수인 B에게 도달하였다.  

이상의 사실관계와 관련하여 원심은 “매수인 B는 이 사건 변경계약에 따른 잔금지급기일인 2002. 7. 30.까지 잔금을 지급할 의무를 불이행하였고, 이에 매도인 A가 2002. 9. 2.경 매수인 B에게 2002. 9. 10.까지 기한을 정하여 위 잔금지급채무의 이행을 최고하였으나 매수인 B로부터 위 기일까지 위 잔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2002. 9. 10.경 매도인 A의 이 사건 매매계약에 관한 해제권이 발생하였고, 매도인 A는 매수인 B에게 이 사건 소장부본의 송달로써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위 소장부본의 도달일인 2006. 3. 15. 이 사건 매매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다”는 이유로 매도인 A의 청구를 받아들여 매도인 A의 승소를 판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매수인 B가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였는데 대법원은 원심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였다며 파기하였다.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비록 매수인 B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대금지급의무의 이행을 지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매수인 B가 미리 자기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명하지 아니한 이상, 매도인 A가 매수인 B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는 매수인 B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등을 현실적으로 제공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제반 서류를 준비하여 두고 매수인에게 그 수령을 최고함으로써 자신의 채무이행의 제공을 마치고 그러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매도인 A가 자기 채무의 이행을 제공하였는지, 매수인 B가 미리 자기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명하여 매도인 A가 이행의 최고나 자기 채무의 이행의 제공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심리한 후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이 매수인 B의 잔금지급채무의 불이행으로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94646, 94653 판결)

앞서 대법원의 입장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잔금지급의무 불이행으로 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동시이행관계인 소유권이전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을 제공하여야 한다. 여기서 이행을 제공한다는 것은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는 완비된 서류를 교부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사안에서 매도인 A가 매매계약을 유효하게 해제하기 위해서는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준비한 후 언제든 등기를 해 줄 수 있다는 취지가 담긴 해제 통지를 매수인 B에게 했어야 한다.   

계약 해제를 함에 있어 실무에서는 부동산 소유권 이전 서류 일체를 법률사무소에 맡겨 언제든 등기이전을 해 줄 수 있으니 잔금을 언제까지 지급해 주고 지급하지 않을 경우 본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문구를 해제 통지문에 기재하고 등기권리증을 비롯한 제반 서류 사본, 예금통장 사본, 담당 법률사무소(법무사 사무소)에 위임장 사본 등을 통지문에 첨부한 후 이를 매수인에게 송부하는 형식으로 이행의 제공 및 계약의 해제를 한다.

계약해제는 절대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계약의 해제 시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반드시 받기 바란다. 

 

Posted by 법무법인대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이 날로 늘고 있다는 것은 신문기사에서도 보고 주변에서도 들었으나, 법인에 오셔서 부동산 관련 문의를 하시는 분들의 국적이 다양해지는 것을 보면서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외국인분(특히 본국이 외국인의 부동산 매수를 강도 높게 규제하는 경우)들이 외국인 토지 매수와 관련하여 모종의 규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외국인이라고 해서 더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스레 물으십니다.  

대략 어떠한 부분들이 문제되는지를 아래에서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외국인이란?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경우 외국인토지법,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법의 적용대상인 ‘외국인’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개인과 외국 법인 및 단체를 말합니다(외국인토지법 제2조).

법인 및 단체의 경우 1) 외국의 법령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나 단체, 2) 대한민국 법령에 의하여 설립되었더라도 사원, 구성원의 2분의 1 이상 또는 업무를 집행하는 사원 및 이사 등 임원의 2분의 1 이상이 외국인인 법인이나 단체, 3) 대한민국의 법령에 의하여 설립되었더라도 자본금의 2분의 1 이상 또는 의결권의 2분의 1 이상을 외국인 또는 외국의 법령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나 단체가 가지고 있는 법인이나 단체를 ‘외국 법인 및 단체’로 보기 때문에, 대한민국 법령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라 해도 외국 법인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한편, ‘영주권자’는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외국인이 아닙니다. 즉 외국인에게 요구되는 신고 등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2. 건물을 매수하는 경우와 토지를 매수하는 경우

건물을 취득하는 경우,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한 조건으로 용도, 규모 등의 제한 없이 건물을 취득할 수 있으며 별도의 신고를 할 것을 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토지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외국인토지법의 제한을 받습니다. 외국인토지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토지를 취득하고자 할 경우 일정한 절차에 따른 신고를 하여야 하는데,

우선 계약에 의하여 토지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계약체결일(계약서 작성일)부터 60일 이내에 토지소재지 시·군·구청 지적관련 부서에 토지등기부 등본, 토지취득계약서, 신분증을 구비하여 신고하여야 합니다. 계약 외 원인(상속, 경매, 법원의 확정판결, 법인의 합병)의 경우 당해 원인 발생일부터 6월 이내에 하여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신고만으로 취득이 가능하나, 외국인토지법상 군사시설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등은 계약 전에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외국인이 부동산등기를 하기 위해서는 미리 등기등록번호를 부여받아야 합니다(영주권자의 경우에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경우에는 등록번호를 별도로 발급받아야 함). 국내 거주 외국인의 경우에는 외국인등록번호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3. 토지취득을 위하여 외국에서 국내로 자금을 송금하는 경우

해외에서 국내로 자금을 반입하는 경우 외국환거래법상 사전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신고의무 위반을 처벌하는 형벌이 상당히 무겁습니다(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경우에 따라 거래정지의 처분 및 가중처벌).

부동산 거래를 위하여 외국환을 국내로 가지고 와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인데, 이때에도 원칙적으로는 외국환거래법의 적용을 받아야 할 것이나, 거주 외국인이 거주용 혹은 비영리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외국환거래법상의 별도 신고절차 없이 매입자금을 반입하여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편의는 거주 외국인에 한하여 인정됩니다. 비거주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외국환 은행장에게 부동산취득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취득 대상이 건물인지 토지인지, 외국인이 국내에 거주 중인지 거주 중이 아닌지, 해외에서 국내로 송금하여야 하는지 국내 발생 자금을 사용하는 것인지에 따라, 요구되는 신고절차가 다르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도 다소 상이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핀 후 조언 드리고 있습니다.

 

 

Posted by 법무법인대지

갑은 을과 2013. 11.경 매매대금 43천만원, 계약금 4천만원, 잔금지급일 2014. 4. 30.로 하여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갑은 계약금 4천만원을 당일 지급하였다. 매매계약서에는 매도자 또는 매수자가 본 계약상의 내용에 대하여 불이행이 있을 경우 그 상대방은 불이행한 자에 대하여 서면으로 최고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리고 계약 당사자는 계약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을 각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에 대하여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계약금을 손해배상의 기준으로 본다는 내용의 약정을 하였다. 

그 후 갑은 잔금의 지급시기를 2014. 5. 12.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을은 동의해 줄 수 없다고 하면서 잔급지급기일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하였다가 공인중개사가 부탁을 하자 지급기일을 2014. 5. 12.로 연장해 주었다.

갑은 매매대금 잔금 중 일부를 마련하기 위하여 A은행과 대출협의를 마친 후, 2014. 5. 12.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현금 89백만원을 지참하고, 나머지 잔금은 을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받는 즉시 대출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A은행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법무사 직원과 함께 출석하여 을을 기다렸으나 을은 나타나지 아니하였다.

갑은 2014. 5. 21.에도 잔금지급 서류를 구비하여 기다린다고 문자메세지를 보냈으나 을은 나타나지 않았고, 2014. 6. 12.2014. 6. 16. 13:00까지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제공하지 아니하면 즉시 매매계약은 해제되는 것으로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을은 수령하였다. 갑은 2014. 6. 16.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현금을 지참하고 법무사 직원과 함께 을을 기다렸으나 을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갑은 을의 채무불이행으로 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하면서 을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 및 계약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에 을은 이미 갑보다 먼저 해제통보를 하였고, 갑이 을의 현주소가 아닌 중개사 사무실에서 잔금 전부를 준비하지 아니한 채 그 중 상당액을 을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교부받은 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은 이행의 제공이라 할 수 없으므로 해제의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을의 주장은 타당할까?

을의 주장은 갑에 대하여 을이 해제통보를 하였다는 내용과 갑의 해제권 행사는 이행제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해제를 주장하므로 해제로서의 효력이 없다는 주장인바, 쌍방의 계약해제권 행사가 요건을 구비하였는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지게 된다.

일방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해제권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이행지체가 있을 것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할 것 최고기간 내에 이행되지 아니하였을 것 해제의 의사표시와 그 도달을 요건으로 한다.

위 사안에서 법원은 을의 해제주장에 대해서는

이 사건 계약에서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사전에 서면으로 의무의 이행을 최고하도록 약정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데, 피고가 원고에게 서면으로 잔금지급의무의 이행을 최고한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한 해제통보는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라고 하여 을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또한 이행제공을 하지 않았다는 을의 주장에 대해서는

매수인이 약속장소에 대출협의가 이루어진 금융기관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법무사 직원을 대동한 경우 법무사 직원이 매도인으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건네받아 이상 없음을 확인하면 대출금이 바로 매도인의 계좌로 송금되는 것이 거래관행인 점, 민법 제467조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변제장소를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특정물 인도 이외의 채무변제는 채권자의 현주소에서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통상 부동산 매매계약에 있어서 채무의 이행은 그 계약이 체결된 중개사무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관행이라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피고는 묵시적으로 이 사건 중개사무소를 변제장소로 정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잔금의 일부를 지참하고 나머지 잔금은 대출금으로 즉시 지급될 수 있도록 법무사 직원을 대동하여 이 사건 중개사무소에 출석함으로써 잔금지급의무에 관하여 적법하게 이행제공을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하여 을의 주장을 배척하고 갑의 해제통지에 따라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위 사안에서는 손해배상액예정은 법원이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다고 한 후, 갑의 사정으로 잔금지급 기일이 연기되었고 그것이 을의 채무불이행의 원인이 되었다고 하여 4천만원의 손해배상액예정액을 2천만원으로 감액하였다.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이후 일방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는 흔히 발생하는 일이고, 이행최고를 한 후 계약해제를 해야 한다는 것도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다. 다만 판례를 통해 계약해제에 있어 이행의 제공 정도는 그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적인 관행에 비추어 판단을 한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사안에서도 잔금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법무사를 통해서 매도인이 서류만 구비하면 대출을 통해 잔금을 즉시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행의 제공이 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므로 매매계약 이후 계약이 해제될 상황에 있는 경우 위와 같은 내용도 숙지하고 계약에 임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법무법인대지